(시) 콩나물 -윤임수- 뿌리 내릴 흙 한 줌 없고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퀴퀴한 골방 한쪽에 눈도 입도 없이 뒤통수가 무거워 시린 한 바가지 물로 비천한 습기의 가슴 적시고 아래로 아래로 손을 내밀면 아무런 걸림도 없이 티 없는 애정이 담뿍 자란다 기차 -정호승- 역마다 불이 꺼졌다 떠나간 기차를 용서하라 기차도 때로는 침묵이 필요하다 굳이 수색쯤 어디 아니더라도 그 영원한 선로 밖에서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