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정태준- 미루나무 둥치 밑에 껍데기 벗어 놓은 놈만 가지 위에 날라올라 바람에 흔들거리며 노래하고 있다 타조 -윤형진- 모든 새들은 암컷이 알을 품는다 더러는 함께 품는 놈도 있지만은 유독 타조만이 수컷이 품는다 낙타하고 사촌은 아닌 듯한데 굳이 암컷을 제쳐놓고 수컷이 알을 품는 이유는 새는 새되 날지 못한 한을 새끼들이 언제인가 풀어 줄 것이라 생각하고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나는 꿈을 꾸다가 갑자기 알을 품기 시작한 것이었다